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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2-07-31 |
| 제 목 |
막사이사이 평화상 수상 소감문 법륜스님 |
| 조회수 |
7255 |
| 내 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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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도 뭄바이(봄베이) 근교에 있는 한 명상센타에서 10일간 침묵하며 명상하던 마지막날 위원회로부터 처음 수상 결정 소식을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영광스럽지만 한편으로는 부끄러웠습니다. 10일 동안 침묵하면서 오직 자신의 내면만을 살펴보는 비파사나 명상을 하면서 아직도 저의 마음속에 시비와 갈등의 원인이 되는 갈망과 혐오의 뿌리가 남아 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제 자신의 평화와 평정도 완전히 이루지 못하면서 어떻게 [막사이사이 평화와 국제이해부문상(이하 평화상)]을 받을 수 있겠는가? 또한 출가한 승려로써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생각하여 마땅히 사양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위원회로부터 수상 이유를 듣고는 승낙하였습니다.
저는 이 상은 저 개인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난 수년간 남북화해와 인도적 지원을 한 모든 민간단체들에게 주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20세기 중반 남북으로 분단된 이후로 전쟁까지 치르면서 300여 만명의 사망자와 1,000만명의 이산가족이라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세계적 냉전구조가 허물어진 지금까지도 서로 적대감을 허물지 못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1995년의 대홍수와 경제정책의 실패로 주민들이 기아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나마 진행되던 대북지원도 1996년 북한 잠수정의 남한 침투로 모두 중단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해 여름 북한과 중국 국경지대에서 기아상태에 있는 북한 어린이를 직접 보면서 인도적 대북지원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이후 여러 한국의 민간단체, 종교단체와 연대해서 굶주리는 북한동포를 돕는 지원활동에 전념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지난 50년을 적(適)으로 알고 있던 북한 동포를 돕자는 것은 남한내에서 큰 반대와 어려움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굶주리는 어린이만 생각하자고 호소하였습니다.
강원룡목사님, 김수환 추기경님, 송월주스님을 모시고 천주교의 오태순 신부, 개신교의 김명혁목사, 원불교의 박청수 교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서경석 목사, 북한동포돕기운동의 이해학목사, 유진벨 재단의 스티브 린튼 박사 등 수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활동을 전개하였습니다.
처음 우리는 한국정부의 반대에도 부딪혔고, 북한에 적대감을 가진 일부 국민들의 완강한 반대에도 부딪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인내심을 가지고 대북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정부와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설득하였습니다.
이후 저희 (사)좋은벗들의 활동가들은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동북지방에서 식량을 구하러 국경을 넘어온 수많은 북한난민들을 도왔습니다. 우리는 중국정부와 북한정부의 오해를 받으면서도 고통받고 있는 난민들을 도우면서 그들을 인터뷰하여 「북한식량난 실태조사 보고서」를 만들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하여 국제사회에 알리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의 확대를 호소하였고, 또 「북한난민실태 및 인권 보고서」를 만들어 UNHCR를 비롯한 국제사회에 난민의 구호를 호소하였습니다. '알려지지 않는 사실은 없는 사실'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그들의 고통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길만이 그들의 고통을 끝낼 수 있는 길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토회 활동가들이 전개해온 대북지원을 호소하는 100만인 서명운동과 남북화해를 기원하는 1,000일 24시간 연속기도는 하늘이 감동할만한 지극한 정성이었습니다.
이런 모든 민간단체들의 순수한 인류애와 끝없는 노력으로 2000년 6월 15일 분단 55년만에 남북정상의 만남이라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이들 민간인들은 반세기 이상의 분쟁지역인 한반도에 평화의 씨앗을 뿌리고 가꾸고 꽃피운 주인공들입니다. 이들이야말로 이 막사이사이 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분들입니다. 저의 이번 수상은 이 모든 분들의 뜻과 마음을 대신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북한의 식량난과 북한난민문제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 상을 받는 것을 계기로 국제사회가 이들의 고통이 하루빨리 끝날 수 있도록, 대북 인도적 지원의 확대와 난민보호에 적극적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또한 한반도 뿐만 아니라 이 지구상의 곳곳에서 전쟁과 재난, 이념적 갈등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고통이 하루속히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자기만이 옳다고 고집하는 개인이나 집단, 종교 등으로 인해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는 분쟁과 전쟁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그 분쟁의 와중에서 어린이, 여성, 노약자는 더 심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이 상을 받는 것을 계기로 해서 이런 고통받는 사람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하겠습니다.
위원회의 수상결정에 감사를 드리며,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사랑과 평화와 행복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2002. 7. 29
문경 정토수련원에서 법륜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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